성교육상담센터 숨 대표 정혜민 목사

정혜민 목사(성교육상담센터 '숨' 대표)
정혜민 목사(성교육상담센터 '숨' 대표)

강의 현장에서 우리에게 성을 누가 주셨을까 누가 성을 창조하셨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항상 모든 이들의 대답은 동일하다.

‘하나님’.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을 선물로 주셨다는 것을 입술로는 고백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교회,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는 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잘 하지 않는다. 이렇듯 우리의 고백과 삶의 갭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섹스와 하나님을 동시에 사랑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왜 많은 기독교인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 이것은 아마도 성교육의 부재와 더불어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우리 안에 아주 깊숙하게 박혀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음란, 변태 성욕 같은 것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성적 왜곡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욕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모순되는 지점이 있다. 어린아이가 경험하는 쾌감의 자극, 청소년기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성적 호기심, 성인들의 자연스러운 에로틱한 성욕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한 창조에서 벗어나 있다고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디모데전서 4장 4절의 말씀을 설명할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것은 선하다고 고백을 하면서도 어떻게 성을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죄로 가득한 인간들과 사탄이 파괴한 것만은 우리가 증오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성에 대해 체험하는 모든 것을 제거해버려서는 안 된다.

성에 있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성경에서는 우리에게 어떻게 말해주고 있는지 그 내용만 찾아서 하나하나 제시를 하려고 했던 방법들이 그동안 우리가 교회 안에서 했었던 성교육의 주된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옳지 않다. 진정한 성경의 메시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성욕과 성생활이 말씀 안에, 복음 안에 어떻게 내포되어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숨 센터는 성교육을 하기 전에 성은 곧 ‘관계’임을 명확하게 밝히고 시작한다. 성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너다움을 회복하고 나다움을 회복하고 결국에는 우리다움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육체를 입은 성적인 존재로 창조되었다. 이 말은 본능에 충실하게, 쾌락만을 좇아가는 존재로 지음 받았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뤄가고, 또 ‘함께 더불어’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살피는 의무도 우리에게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성은 관계 그 자체이다. 하나님 안에서의 아름다운 연합. 이 가슴 뛰는 이야기를 우리가 교회에서 더 건강하게 많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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