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학비로 100만 원을 냈으면, 100만 원을 신청해서 받을 수 있고. 400만 원 학비를 내고 400만 원을 신청해 받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요? 실력이 특출한 엄친아 자녀를 둔 덕에 학비가 면제됐다면 그 자체로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낸 만큼 받아갈 수 있는 감사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최근 감사위원회는 본부 직원들의 학자금 허위·중복 청구 사실을 무더기로 적발했습니다. 감사위에 적발된 본부 직원들의 도덕적 헤이는 그야말로 끝판왕입니다. 내지도 않은 자녀의 학비를 허위로 청구하거나 조작해 청구하는
소비시장의 변화, 경제 위기의 지속 가능성, 신종 감염병의 일상화, 원격시대의 도래, 급변하는 라이프스타일.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몇 달 만에 ‘위기’의 회초리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고 있음을 알리는 내용 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세계가 또 다른 격리·봉쇄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교회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강요당하고 있다. 사이비 신천지 집단을 통한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확산은 집단감염의 공포를 싣고 순식간에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됐다. 사순절 시작에 맞춰 온라인
삶을 코디해 주는 ‘인사이드 캐슬’, 가치관과 의식 변화를 위한 ‘성공 솔루션’, 당신의 꿈에 대한 ‘밀리언즈드림’, 힐링을 위한 ‘행복 FM’, 성공한 사람들의 시간 관리 비법을 알려주는 ‘극한관리’, 자존감 회복 방안 ‘나를 알아가는 시간’ 등.이단·사이비 신천지 집단이 포교를 위해 회사 형태로 위장해 설립한 ‘위장회사’에서 개최한 행사다. 인생, 성공, 꿈, 시간 등 자기계발 분야뿐 아니라 힐링이나 자존감 등의 키워드로 20~30대 청년들의 관심사를 다루고 있다. 신천지 위장회사가 주 포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바로 20
2016년 10월 28일. 제32회 총회 폐회 직후 열린 첫 감독회의 현장에서 전명구 목사가 지학수 목사를 행정기획실장에 천거했다. 제32회 감독·감독회장 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사설(私設)된 바른감독선거협의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던 인사가 선거참모 중 단 한 명만이 누릴 수 있는 핵심에 인선된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부당거래는 즉시 감독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곧 끝날 것 같던 회의는 그날 열두 시가 다 되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미 지난 감독회장 선거 당시 출입기자단의 명의를 도용해 불법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가 기자들로부터 반발
서울시 성곽복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2014년 결국 헐려버린 동대문교회의 역사보존을 위해 수년간 힘겨운 싸움을 해 온 서울연회가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ㄱ자’ 예배당 복원과 기독교역사박물관 건립의 약속을 받았다. 수백억 원 동대문교회 철거 보상금 보다 공익을 위해 노력하며 기다려온 결과다. 그런데 전명구 목사의 감독회장 직무정지 직전 사무국 지학수 총무가 서울연회와 아무런 협의 없이 공탁금을 수령해 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자칫 서울연회의 수년간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회가 소속교회의 역사 보존을 위해 거대 조직과 수
‘교리와 장정’이 감리회본부 임직원 정원을 68명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비정규·일용직을 포함 105명에 달하고, 이들의 인건비가 개체교회의 본부 부담금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감리회 본부 임직원의 인원 정원제는 지난 2004년 실시됐다. 감리회 본부 조직연구위원회가 마련한 감리회 본부정원 규정이 2004년 3월 26일 총실위를 통과할 당시 감리회 본부 임직원의 전체 정원은 68명으로 제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정원을 초과하는 임직원을 임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신규직원 채용 시 반드시 공개 경쟁에 의해서만 선발할 수 있
감리회 사태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피자 매장에서 직원이 피자 재료에 코를 흘려 넣는 역겨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사흘도 안 돼 100만 명 넘는 사람이 동영상을 시청했고 해당 피자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눈덩이처럼 확산됐다.해당 피자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이를 적당히 넘길 수 없는 심각한 사건이라 판단, 사과 영상을 직접 찍어 유튜브에 게시하는 동시에 물의를 일으킨 철부지 직원을 즉각 해고했다. 대표자의 옳은 판단에 “00피자는 못 먹을 음식”이라는 여론은 곧 “일부 철없는 직원의 장난이었
가톨릭교회에서는 사후 모범적인 신앙인을 ‘성인(聖人)’으로 추대하는 과정에서 그릇된 추대를 막기 위해 ‘시성(諡聖)’ 청원인들의 반대편에 서서 후보자의 결점이나 미심쩍은 점을 지적하는 ‘악마의 대변인’이란 직책이 있다. 가톨릭교회는 마더 테레사 수녀의 시성과정에서 그녀의 생전에 가차 없는 비판으로 일관했던 무신론계의 거두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악마의 대변인’에 요청한 일화로 유명하다. 현재 가톨릭에서 해당 직책은 사라졌지만, 논리학에서는 ‘집단사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 방법으로 활용해 왔다. 2000년 전 예수는 유대인
신동명 편집국장 직무대리 교권의 선거판 설계에 제법 소질이 있는 목사 밑에서 심부름을 하던 A 목사가 교권의 중심에 막 진입할 즈음, 그는 자신의 말을 글로 표현해줄 B 목사를 해외에서 영입했다. B 목사는 기자와의 우연한 첫 대면에서 대뜸 “신 기자가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바람에 미주연회가 어렵게 됐다”고 했다. 어떤 책임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되물었다. 8년 전 기독교타임즈 사태 당시 미국으로 도주한 목회자를 인터폴에 수배요청을 해서 끝까지 책임을 지웠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미주연회의 혼란이 가중됐다는 얘기였다. 웃지 못할 상황에 B 목사에게 당시 무얼 했는지 되물었더니 자신은 한 것이 없지만, 신 기자는 끝까지 일 처리를 마무리 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한 2008년 감리회 사태 여파에 4년간 임금체납 상황이 발생했고, 모두가 맡지 않겠다던 노조위원장을 맡은 것이 죄라면 죄랄까? 인간적으로 따랐던 선배 목사는 형사소송 과정에서 검찰로부터 체포영장과 수배가 내려져 미국으로 도주해야 했다. 그리고 회사 차원에서 진행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은 지난해 여름에야 끝났으니, 약 7년 동안 원치 않는 민·형사 소송만 수십 건이 이어졌다. 신은급과 원로원, 재해기금 등 몇 건의 보도로 지루한 형사소송이 이어졌던 직후였다. 자신의 글쓰기를 생계와 자리보존 수단 삼았던 B 목사는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자취를 감췄다.남의 일을 내 일처럼 기록해 보도해야 하는 교단지 기자에게 어느 날 남 탓하듯 나타나는 이들의 비난은 일상이지만, ‘권력투쟁’의 속성을 지닌 정치만큼 인간의 야만성을 따라갈 영역은 없다는 확신이 든다. ‘종교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 상황과 달리 교회 정치는 믿음(신앙)의 방식을 기반으로 무한 세속화의 길에 접어든 지 오래다. 예컨대 정치판에서 외면받는 ‘보스 정치’가 교회 정치 현장에서는 여전히 건재하다. 학연주의와 계파주의는 정치권 뺨을 치고도 남는다. 선거 수준도 직업 정치판의 윤리와 상식보다 높지 않다. 신앙의 수준 역시 교회매매를 투자의 수단으로 삼거나 이단에 교회를 팔아먹고도 부끄러움을 느낄 줄 모르니 말이다. 그저 자신의 발언을 발밑에 조회해 볼 일 없는 인사들이 선거철에 맞춰 교권을 잠시 스쳐 가는 일을 목도해 온 기자의 사견일 수 있다.며칠 전 어떤 목사가 특정 감독을 비난하며 문자를 돌린 것이 제보로 들어왔다.“00아 너는 참으로 후안무치한 놈이로구나. 어디다 말도 안 되는 성명서를 내? 꼴값을 떠는구나. 너 앞으로는 내 눈앞에 보이지 마라. 경고한다 자슥아!” ‘후안무치(厚顔無恥)’는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의미다. 정치가 아무리 더럽고 고약해도, 문자를 보낸 목사처럼 후안무치한 인간형일수록 자신이 숭고한 대의를 위한 의로운 소신을 지켜나간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낮은 곳에 임하라고 말하면서 높은 곳에 있기를 바라는 모순 상황에서 후안무치가 유일한 출구였을 테니 말이다. 기자를 포함해 자신의 후안무치를 자각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 정치를 필요악으로 인지한 현실에서 정치를 위한 후안무치의 정점에서 교권을 누릴 수 있었다 자위할 수 있지만, 교회정치를 포함한 교회 내 모든 영역은 영혼 구원의 사명을 전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후안무치에도 정도가 있다. 후안무치는 신앙인이 가져서는 안 될 악덕이다.
▲ 신동명 편집국장 직무대리 교권을 향한 쉼 없는 정치투쟁과 권모술수가 끊이지 않는 광화문에서의 시간을 10년이나 넘겼어도, 오늘의 혼돈은 여전히 낯설다. 오늘의 정치투쟁을 지켜보며 떠오르는 단어는 ‘딜레마’다.제32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 당시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자금 조달이 선거 끝까지 가능했기에 당선될 수 있었던 전명구 목사는 감독회장 취임 1년여 만에 법원의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그리고 자신에게 관(官)을 씌워준 금력이 오히려 덫이 되어 돌아왔다. 예상치 못하게 자리에서 밀려난 전 목사의 세력은 직무대행을 선출하는 총실위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하고도 직무대행직 획득에 실패했다. 10년 넘게 세를 이어온 전통세력 역시 예상치 못한 1차 투표 결과로 인해 2차 투표에서 여지없이 몰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투표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막강한 집권 세력과 노련한 전통세력은 고스란히 자리를 내어 준 상황에 적잖이 당혹스러웠을 법하다. 석 달 전 총실위 상황은 그랬지만, 현재는 재선거가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두 정치 세력이 직무대행을 교체하는 방향으로 외곽 연대까지 가세해 한시적 범 연대를 진행 중이다. 수십 년 노하우를 쌓은 책사를 곁에 두고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까지 갖췄지만, 현재로서는 정치력 없고 조직도 없어 보이는 지방 목사 하나 밀어내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4~5년쯤 된 것 같다. 호헌과 성화파 간 치열한 정치투쟁의 시대를 지내온, 백수를 앞둔 노종과의 인터뷰는 즐거웠다. 인터뷰 당시에도 감리회는 혼돈의 여파 가운데 있었다. 교권을 둘러싼 갈등의 이면에는 법에 대한 해석 차이가 큰 이유로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원래 타락하면 그렇게 되는 거야. 사람이 언제나 올곧고 정의로워야지. 교인 중 한 사람의 동생이 건축업자인데, 공사비를 석 달 동안 안주더래. 달라고 이야기했더니 때려서 갈비뼈를 부러뜨렸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고. 그 얘기를 듣고 찾아갔더니 유명한 조직폭력배들이야. 그래서 이야기했지. 당장 공사비를 지급하고 갈비뼈 부러진 것, 그리고 석 달 동안 못 받은 월급을 줘야 한다고 말이야. 며칠 지나지 않아 폭력배들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하러 왔어. 그래서 차분하게 이야기했지. 당장 주먹에 힘이 있을 때는 좋아도 일평생 후회막급한 일은 하지 말라고. 옳은 판단과 옳은 이야기는 절대 사라지지 않아. 성경이 그런 거잖아. 그렇다면 옳은 일은 옳다고, 아닌 일은 아니라고 하면 되는 거야. 옳아도 옳다고 못 하고 틀려도 틀리다고 말을 못 하니 문제인 거야.”그에게는 감리회 내부 갈등을 풀 수 있는 해법도 간단했다. ‘법’과 ‘원칙’이었다. 감리교회는 ‘교리와 장정’이 있으니 그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전체가 의논해서 만들어놓은 것인데, 법이 개떡 같아도 법대로 하면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이 있겠어”라며 말이다.한동안 잔소리를 듣자니 “감리회가 이렇게 혼란한데 원로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누가 말을 하겠냐”며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말을 해봐야 쓸데없거든. 그래서 입을 닫은 거야. 과거에 사이좋게 지냈어도 옳다 그르다 말 못 하면 모두 잘못된 거야. 옳은 것과 정직한 것보다 힘이 있는 것은 없어. 진실한 것보다 우리에게 귀하고 강한 것이 있겠어? 목사들은 목회하다가 굶어 죽어도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사명을 감당해야 해. 우리가 하나님 덕에 밥 잘 먹고 살았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어. 쓸모없는 인간이 하나님 만나서 생명도 살리고, 잘 살았으면 됐지 내세울 것 뭐 있겠냐고.”시대는 어제와 다르게 더욱 급변하고 있다. 감리회 구성원들의 의식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교권을 향한 정치투쟁이 아무리 치열했다고 해도 현장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면 돈과 조직 그리고 교권은 모두 무의미하다. 우리가 날마다 흔들리고 변화해도 진리는 언제나 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교회공동체는 정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계파 다툼 끝에 자멸한 과거의 정치세력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신동명 편집국장 직무대리 최근 ‘미투’ 현상으로 대표되는 용기 있는 개개인의 내부고발이 난공불락의 권위와 아성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우리 사회 위선자들의 민낯을 드러내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바꾸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사회적 처우 개선이 국민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사회적 변화와는 반대로 ‘소신있는 언행’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금기는 여전하다. 특히 감리교회 공동체 내에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정설로 자리 잡았다. 그것이 자신이 속한 이익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외부에 노출될 경우 집단의 이익과 명예를 조금이라도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 집단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논리로 ‘반역자’에 대한 과감하고 집단적 응징에 나서는 일도 정당화한다.지금껏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자 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조직 내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따돌림을 당해야만 했다. 집단 내부의 부조리를 바로잡고자 용기를 낸 정의로운 소수의 목소리는 세상의 무관심 그리고 회유와 강압에 못 이겨 그렇게 묻혀갔다.그러나 소수의 목소리로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공공기관의 부패행위를 신고한 내부고발자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다. 해당 법률은 부패행위에 대한 신고자는 신고나 이와 관련한 진술 그밖에 자료 제출 등의 이유로 징계 조치 등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 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않는다. 신고자를 위한 포상, 보상도 가능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민간분야의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해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만들었다. 이 법은 공익신고를 한 내부고발자에 대해 가령 파면, 해임 등 신분·인사상의 불이익 조치, 집단 따돌림, 폭행 및 폭언 등 단체의 불이익한 조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단체에 대해서는 형벌과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내부고발을 한 당사자와 친족, 동거인 등에게는 보상금과 포상금, 구조금 등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종교 권력에 대한 비판 보도로 부당징계·해고되는 경험을 했고, 같은 기간 실업수당이나 의료보험도 없이 암 병동을 드나들며 갖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도 예외 없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는 확신은 오히려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리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비록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부패하고 타락한 나머지 교권에 대한 저항과 내부고발을 막기 위해 갖은 노력으로 세상의 흐름조차 역류하고 있다 해도, 건전한 내부고발은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자리 잡은 부패와 비리를 내몰아 투명성을 높이고 부당한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는 첩경이다.“가만히 있지 않겠다” “목회 길을 막겠다” “그러다 죽는다” 등등 어떤 말도 위협이 될 수는 없다. 그저 이스라엘 최고의 산헤드린공회에서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고 선포한 베드로와 요한의 답변 외에는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간다고 이야기하지만, 무엇이 진정한 위협인지를 깨닫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공동체를 살리는 길인 듯하다.
신동명 기자 “하나님의 축복으로 참으로 복되고 감사한 평생을 살았습니다. 신 기자님, 하나님께서 불러 세우셨으니 끝까지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위해 기독 언론인의 사명을 다해 주세요.”지난 2012년 1월 죽음을 한 달여 앞둔 고 강영우 박사가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2007년 6월, 인터뷰로 만난 강 박사는 이후 기자에게 좋은 신앙의 멘토이자 동지였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까지 방한 때마다 강 박사가 직접 찾아오거나, 기자가 숙소로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감리회 사태가 한창일 무렵 그는 앞으로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넘쳐나는 사건·사고 현장을 보며 심신과 영혼이 피폐해진 무렵인지라 “좋은 목회자리가 나오면 나가고 싶다”는 답변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강 박사의 표정이 순간 어둡게 변했고, 현재 하나님께서 주신 기자의 사명을 완수하려 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겠다는 기자에게, “신 기자를 잘못 본 것 같다. 실망했다”는 말과 함께 단호하게 돌아섰다. 의외였다. 적어도 당시엔 그랬다.그런 강 박사가 개인적 종말을 앞둔 1분 1초가 아쉬운 소중한 시간에 기자에게 남긴 “기독 언론인의 사명을 다해 달라”는 당부는 더욱 단호했다. 그의 단호함은 기자로서 사명이 흔들릴 때마다 어김없이 하나님 앞에 엎드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감리회 전체를 향한 신앙의 기본(연합신도회 총칙)을 말하는 존 웨슬리의 당부는 더욱 단호하다. “우리 가운데 누구든지 이 모든 것을 지키지 아니하거나 그 가운데 하나라도 습관적으로 어기면 그 영혼을 돌아보는 책임 있는 이에게 알게 할 것이다. 우리가 그 그릇된 것을 훈계하고 또 얼마 동안 참아 지날 것이나, 그때에도 회개치 않으면 그이를 우리 가운데 참여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한 후에야 우리는 우리의 영적 의무를 다한 것이 된다.”
신동명 편집국장 직무대리 감리회 사태가 한창일 무렵, A 감리교회는 100억이 넘는 가격에 ‘이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회(일명 안상홍증인회)에 성전을 매각한 뒤 신도시 종교부지로 교회를 이전했다. 감리회 소속 모든 교회는 ‘교리와 장정’에 따라 모든 고정자산을 유지재단에 편입·등기한 후 보존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니 교회는 유지재단이사회 의결이 필요했다. A 교회 목사는 매매계약서를 포함, 재산처분에 필요한 서류를 사무국에 제출했다. 매매계약서를 확인해야 할 책무가 있는 실무자도 A 교회 부동산의 매수자가 이단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수십억 손실’이 달린 문제라는 설득에 서류는 이들의 손을 거쳐 이사회에 상정됐다. 이사회 당일 A 교회 목사는 “이미 이전할 신도시에 종교부지 분양을 받아놓은 상황에서 잔금처리를 위해 재산처분 결의를 해줘야 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손실금액은 이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며 유지재단 이사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매수할 교회 역시 이단이 아닌 덜 이단 같은 단체로 둔갑시켰다. ‘수십억 손실’, ‘책임’이라는 말에 계약서상의 매수자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라는 사실은 결의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그저 책임지기 싫어하고 돈을 가장 중시하는 세상의 사람들의 원칙에 지극히 충실했다.‘교리와 장정’상 감리회에 속한 모든 부동산의 소유권은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에 속하며, 교회의 모든 부동산 관리는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관계교회 관리부에 위탁해 관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A 교회가 이단에게 교회를 팔아넘기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A 교회가 이단에게 교회를 팔아넘기려면 먼저 기본재산처분전환신청서에 표시된 첨부서류를 모두 갖춘 뒤 관리부장과 담임자, 감리사, 연회감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후 유지재단에 제출하기 위해 사무국 실무자의 손을 거쳐야 하고, 유지재단이사회 결의를 받고도 주무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후에야 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A 교회가 유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매수자인 이단에게 넘겨주어야 이단은 해당 서류로 부동산소유권 등기를 할 수 있다. 게다가 A 교회가 새로 구입한 신도시 종교부지를 유지재단 명의로 등기했다는 증거와 기존 부동산을 이단에게 매각했다는 증거로 A 교회와 이단이 각각 매입한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 등본을 모두 유지재단에 제출한 뒤에야 모든 절차가 끝난다.이쯤 되면 당시 이러저러한 이유로 하나님의 성전을 이단에 팔아먹거나 이를 방조한 목사와 장로, 감독과 감리사, 유지재단 이사장과 이사, 사무국 총무와 실무자들이 스스로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밀실(密室)에서의 은밀한 거래가 이미 지난 일이고 누가 알겠냐는 착각에 빠져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 감춘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은 없다. 세월이 흘러 모두가 잊는다 해도 이들의 은밀했던 모든 행위가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는 감리회 역사와 하나님의 나라에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감리회가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지켜내는 것과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밀실에서 은밀히 맺은 공범자들의 밀약을 깨기 위해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기도 역시 어설픈 다짐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하나님을 경외(敬畏)하는 것이 사람의 본분이며,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실 분 역시 하나님이시기에. 오늘도 권력의 교만과 위선으로 무장한 이들 가운데서 두려움과 담대함으로 노트북을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