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태경 지부장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반태경 지부장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반태경 지부장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기독교타임즈 지면 복간을 축하드리기 위해 무슨 말을 남길까 고민하다가, CBS의 한 지역 방송 본부 머릿돌에 새겨져 있는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는 누가복음 19장 40장 말씀을 변형한, 이 땅에서 선교 기관과 언론 기관의 사명을 동시에 감당하고 있는 CBS 내부 구성원들을 향한 다짐을 새긴 게 아닐까 미루어 짐작합니다.

‘기독교타임즈’라는 제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동지’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지면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단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린 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다수가 침묵할 때 우리라도 소리를 질러야 한다는 결기로 지면을 지켜온 기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교권에 의해 무너진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교계지에서는 이례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에 가입한 기자들이 지켜왔던 기독교타임즈의 가치였습니다.

기독교타임즈는 감리교회가 구현하는 각종 활동의 홍보를 담당하는 감리회 기관지로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감리회 ‘교리와 장정’에는 “기독교 언론지로서 창조적,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고 기독교타임즈 社의 설립 목적이 명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감리교회를 비롯한 한국 개신교회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인 상황에서, 설립 목적 그대로 감리회 본부를 비롯한 교계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예언자적 언론사’의 사명을 더 잘 감당하기를 기대합니다.

지면 복간 후 기독교타임즈가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폐업까지 갔던 상황 속에서 사비를 써가며 지면을 채워냈던 기자들의 결의와 실력을 믿을 뿐입니다.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감리교회와 독자들에 부끄럽지 않은 취재를 해나가면, 하나님이 그에 합당한 결실을 맺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새롭게 태어나는 기독교타임즈를 응원하고 앞으로 연대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정의와 공의가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를 지금 이 땅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역자요 동지라고 감히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타임즈의 앞날에 주님의 은총이 임하길 기도하며, 지난해 노동조합 집행부 임기를 시작하며 노조 사무실 입구에 크게 세워놓은 포토월의 성경 구절로 짧은 축하 인사 마칩니다.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아모스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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