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수 목사 (솔트레익교회)

박승수 목사 (솔트레익교회)
박승수 목사 (솔트레익교회)

오미크론을 앓고 나서

2주 전 토요일 아내가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고 했다. 혹시 몰라 아내 그리고 둘째 아들과 함께 셋이서 코로나 19(COVID-19) 검사를 했다. 모두 음성판정을 받아 안심을 하고 있는데, 지난 화요일에는 둘째 아들이 몸살로 어전트케어(Urgent care:약국보다는 높고 응급실보다 낮은 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의료시설)에 가서 검사했다. 결과는 목의 세균 감염이었다. 이미 지난 토요일에 음성판정을 받았고, 아들도 코로나 19 음성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코로나 19 양성판정이었다.

의사는 이번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과는 다르게 증세가 심하지 않다고 했다. 전에는 10일을 격리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5일 정도 격리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인 자신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었었는데 그렇게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곳 솔트레익에서 코로나 19 확정판정을 받는 환자의 95%가 오미크론 변이라고 했다. 의사는 내 몸을 진찰해보더니 폐렴도 없고 증세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아내와 큰아들에게 급히 클리닉에서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했다. 아내는 양성이고 큰아들은 음성이었다.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는 증상이 약하더라도 항암치료를 받는 딸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의사와 상담을 했다. 의사는 곧바로 딸의 항암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주치의에게 연락했다. 주치의는 먼저 병원이 집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에 열이 섭씨 38도 이상 오르지 않으면 병원에 오지 말라고 의사가 전했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심각하지 않고, 딸과 같이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도 감염된 사례들이 있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며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만약 병원에 오더라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도 했다.

그 증상이 많이 약화가 되었다고 해도 오미크론은 역시 기분 나쁜 통증을 유발하는 코로나 19 감염병이다. 다행히 지금 나와 아내는 활동하는데 별 지장이 없을 정도로 많이 나았다. 오미크론 변이를 앓으면서 인간 능력의 한계를 느꼈다.

얼마 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발사되는 것을 보면서 과학의 급격한 발전을 실감했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지금 세상을 꼼짝 못 하게 통제하고 있는 코로나 19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아직도 가야 할 과학의 길은 멀고,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외에는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주님께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시기를 빌고 또 빌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의지하기보다 능력이 무한하신 하나님 앞에 선 자세로 기도하면서 겸손하게 살아간다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과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계시는 것을 아는데, 그 앞에서 어떻게 허투루 살아갈 수 있을까? 모든 일에 충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가 아무리 사회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나를 끊임없이 돌아보는 이것이 신앙을 올바로 회복하는 길이며, 왜곡되고 뒤틀린 교회와 세상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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